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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에게 통지하지 않고 카카오톡 서버에서 대화내용을 압수수색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인터넷 메신저 압수수색 관행에 제동을 건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용규 판사는 집회·시위 관련 수사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압수당한 용혜인(26)씨가 "압수수색을 취소해달라"며 영장을 집행한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서울 은평경찰서 경찰관을 상대로 낸 준항고 사건(2015보6)에서 "해당 압수수색은 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도록 한 형사소송법에 어긋난다"며 최근 용씨의 주장대로 압수수색 취소결정을 내렸다.

검찰과 경찰은 2014년 5월 18일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침묵행진'을 기획한 혐의로 용씨를 수사하면서 용씨의 카톡을 압수수색했다. A4 용지 88쪽 분량인 용씨의 이틀치 카톡 대화에는 자신이 이름만 올렸던 단체대화방의 대화 내용이나 용씨가 동생에게 '세탁기를 돌려달라'고 부탁하는 내용 등 혐의 사실과 무관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검차은 용씨가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시위를 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2014년 11월 용씨를 불구속기소했다. 뒤늦게 카톡 압수수색 사실을 알게 된 용씨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고, 집행 당시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도 않아 위법한 압수수색을 했다며 준항고했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부당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내는 것으로 준항고가 받아들여지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낼 수도 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형사소송법은 '급속을 요하는 때'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닌 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미리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여기서 말하는 '급속을 필요로 하는 때'는 영장집행 사실을 미리 알려주면 증거물을 숨길 염려 등이 있는 경우를 뜻하는데 카톡이 서버에 보관하고 있는 대화내용과 계정 정보 등은 용씨측이 접근해 정보를 숨기거나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압수수색은 용씨나 용씨 측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압수수색한 자료도 사생활의 비밀에 속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압수수색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출처: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98869